요즘 현대 사회는 ‘서사의 시대’, ‘스토리텔링의 시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내러티브(이야기, 서사) 혹은 스토리텔링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내러티브는 전통적인 신화, 전설, 민담, 소설 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요즘에는 영화,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컴퓨터게임, 뮤지컬 등에도 있으면서 문화(산업)시대의 총아로서 주목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내러티브 혹은 스토리텔링은 교육, 광고, 회사 경영, 박물관 전시, 테마파크 조성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과거에 주로 말과 글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소통되었던 내러티브가 현대에 와서 새로운 전기전자 매체들을 통해서도 소통되고 문화(산업)시대의 중요한 기술로 강조되면서 20세기
말에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등장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흥미와 위안, 설득, 치유, 상담 등에도 필요한 중요한 힘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이야기 혹은 스토리가 가지고 있던 힘이다. 이런 면에서 스토리텔링을 치유적으로 활용하고자 저자가 인문학적 체계 속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주장한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치료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 치료의 이론과 방법에 관한 연구서다. 전통적으로 인문학에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마음의 문제를 풀어 주는 역할이 있었다. 인문학을 관통하는 주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내러티브이다. 그런데 내러티브가 활용되는 문학치료,
독서치료, 내러티브 치료, 영화치료 등의 다양한 치료나 치유ㆍ상담은 고립된 독자적인 방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통합치료를 지향한다.
그러므로 스토리 혹은 내러티브를 통해서 통합적인 치료의 가능성을 개척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치유적(치료적) 활용과 관련하여 그동안 저자가 발표한 16편의 연구
논문과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에서 펴낸 <인문치료 총서>에 실린 저자의 글을 모아서 다듬어 낸 책이다. 해당 논문과 총서들은 이
책의 참고문헌에 밝혀 놓았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스토리텔링의 개념과 치유적 힘을 밝히고,
제2부에서는 스토리텔링 치료의 원리와 메커니즘을 다룬다. 그리고 제3부에서는 정신분석학과 인지과학 등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치료의 근거를
이야기하며, 제4부에서는 스토리텔링 치료의 방법과 활용 사례를 구체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작업에는 정신분석학, 인지과학, 내러티브 치료 등의
이론 외에도 서사학과 텍스트학, 해석학, 인지언어학, 수용미학 등의 인문학적 이론과 방법이 바탕을 이루고, 인문학 고전과 작품·자료 등이 치료
콘텐츠로 활용되었다.
스토리텔링 치료 도서를 출간할 목적으로 집필되었던 저자의 연구 논문들을 한 권의 책으로
다듬는 과정에서 대중서를 지향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연구서의 성격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점에서 관심 있는 연구자나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이 책이 남긴 과제이기도 한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대중서로 기획된 스토리텔링 매체의 다양한 활용을 담은 스토리텔링
치유서를 쓰고 싶다.
끝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선, 이 책이 나올 수 있는 밑바탕이 된 인문한국
지원사업을 후원해 준 한국연구재단에 감사한다. 그리고 텍스트의 오탈자를 찾아 주는 등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아끼지 않은 강원대학교
인문치료 대학원과정 학생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원고를 깔끔한 책으로 만드시느라 수고를 많이 해 주신 유가현 선생님을 비롯한 학지사의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남긴다.